[우리 동네 미술관 투어] 3. 국제 미술장터 아트부산
미술관과 화랑에서만 작품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처럼 작품을 사고파는 곳도 있는데요. 바로 ‘아트 페어’라 불리는 미술장터입니다. 미술품을 사고파는 시장이라니 뭔가 새롭게 들리는데요. 하지만 일찍 미술시장이 형성된 서구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루벤스와 렘브란트로 대표되는 네덜란드 미술은 종교개혁의 여파로 작가들이 자신만의 전문 주제를 그리며 그림을 사고팔기 시작했는데요. 이 시점이 무려 17세기입니다. 현재의 모습과 비슷한 아트 페어는 1967년 ‘아트 쾰른’ 이라 부르는 쾰른 아트마켓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다양한 아트 페어가 생겨났죠. 그럼 세계 최고의 미술장터는 어디일까요?
미술품을 사고파는 미술장터, ‘아트페어’
미술관과 화랑에서만 작품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처럼 작품을 사고파는 곳도 있는데요. 바로 ‘아트 페어’라 불리는 미술장터입니다. 미술품을 사고파는 시장이라니 뭔가 새롭게 들리는데요. 하지만 일찍 미술시장이 형성된 서구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루벤스와 렘브란트로 대표되는 네덜란드 미술은 종교개혁의 여파로 작가들이 자신만의 전문 주제를 그리며 그림을 사고팔기 시작했는데요. 이 시점이 무려 17세기입니다. 현재의 모습과 비슷한 아트 페어는 1967년 ‘아트 쾰른’ 이라 부르는 쾰른 아트마켓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다양한 아트 페어가 생겨났죠. 그럼 세계 최고의 미술장터는 어디일까요?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는 역시나 아트 바젤의 몫입니다. 아트바젤은 미술시장의 최상위층을 잠식한 포식자들의 대표 서식지인데요. 보그는 아트바젤을 가리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임시 박물관‘ 이라 극찬했습니다. 사람들은 왜 입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는 작품들을 구경하고, 구매하기 위해 긴 입장 줄을 마다하지 않는 걸까요?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상업적으로 작품을 거래하는 곳이 아닌 가치를 생성하고 이것이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후대에까지 전해지고 있음을 증명해 보이는 시장이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돈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주최 측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만 하는데요. 지난 3월 코로나 이후 4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아트바젤 홍콩은 매출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단 5일간의 여정에 무려 32개국 177개 갤러리 총 8만 6천명의 관람객을 기록하며 홍콩의 저력을 다시금 보여주었죠.
한국에서도 어느 해보다 많은 12개 갤러리가 갤러리즈 섹터를 비롯해 인사이트, 디스커버리즈 섹터에 참가했습니다. 메인섹션인 ‘갤러리즈’ 섹터에는 국제, 리안, 바톤, 아라리오, 원앤제이, 조현, 학고재, PKM갤러리가 참여했습니다. 또 우손갤러리는 아시아 및 아시아태평양 작가를 조망하는 ‘인사이트’ 섹터에, 갤러리2와 제이슨 함, 휘슬은 신진작가 1인을 선보이는 ‘디스커버리즈’ 섹터에 각각 부스를 꾸몄어요. 성과? 나쁘지 않았습니다. 조현에선 박서보(92) 작품과 이배(66) 대형 회화 8점, 김종학(86) 수채화 15점, 아크릴화 12점, 학고재에선 정영주(54)의 판잣집 풍경화 4점이 첫날 모두 판매했고, 국제갤러리에서는 이승조(1941~1990) 화백의 1987년 그림이 약 4억 원에 판매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꾸준히 열리는 미술장터
한국에서도 크고 작은 미술 장터가 꾸준히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로 41회째를 맞은 화랑미술제, 2002년에 시작해 한국의 대표 국제 미술장터로 자리매김한 키아프 서울, 신진 작가와 신생 공간을 위한 더프리뷰 등이 대표적인 아트 페어인데요. 이중 아트부산은 2022년 관람객 10만 2천명, 매출액 746억원이라는 잭팟을 터트리며 미술 애호가뿐 아니라 미술 입문자에게도 그 이름을 각인 시켰습니다.
아트 페어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임시 미술시장입니다. 보통 5일간 진행되는 이 행사에 미술 5일장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하는데요.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는 이곳은 누가, 무엇을 파는가. 반대로 누가 무엇을 왜 사는가를 고스란히 노출시키며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비가시적 가치를 엿보게 하지요. 모든 나라가 동일하게 움직이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탄탄하게 미술시장을 다져온 서구는 크게 아래와 같은 가격대로 시장을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 즉석에서 팔리는 인스턴트 상업 작품(10만∼300만 원)
△ 미술 애호가를 위한 작품 (300만∼1000만 원)
△ 국내 미술사적 가치를 인정받는 작품 (1000만∼수억 원대)
△ 세계 미술사에 편입된 작품 (수억∼수백억 원 이상)
아트바젤이 수억에서 수백억 원 이상의 몸값을 자랑하는 작품들을 선보이는 최상위 미술시장이라면 한국의 미술시장은 2-3 단계 즉, 미술 애호가를 위한 작품과 국내 미술사적 가치를 인정받는 작품이 혼재되어 있는 양상입니다. 5월 한국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임시 박물관 – 아트부산에 들러 휴양과 아트를 동시에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부산을 중심으로 갤러리와 작가를 잇는 교두보가 되다
아트부산은 2012년에 시작해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했습니다. 부산이라는 로컬을 기반으로 국내의 대표 갤러리 뿐 아니라 매년 역량 있는 해외 갤러리와 작가를 소개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죠. 관록 있는 국내 화랑들과 자신만의 독특한 특색을 자랑하는 해외 갤러리의 꾸준한 참여로 아트부산은 해마다 올해의 새얼굴은 누구? 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국제 갤러리, 갤러리 현대, 피케이엠 갤러리와 같은 하국 대표 갤러리는 물론이고, 타테우스로팍, 페레스 프로젝트 그리고 탕컨템포러리 갤러리 등 해외 유수의 갤러리의 참여는 말 그대로 아트부산의 브랜드 파워를 증명하는데요. 올해는 스페인에 기반을 둔 갤러리- VETA 바이 페르 프란세스 – 를 새롭게 소개한다고 하니 그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22개국 146개의 갤러리가 참여해 다양한 섹션에 작가와 작품을 선보이는데요. 관객 참여형 특별 전시 <커넥트 CONNECT>, 아트 트렌드 동향을 파악하는 <컨버세이션스>도 주목할 점입니다. 신진작가 프로그램인 <아트 액센트>에는 도시의 초상을 주제로 작가들의 각기 다른 세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챗GPT에 기반한 전시해설인 챗도슨트도 진행합니다. 본인 취향의 작품과 작가에 대해 질문하면 관련 정보와 전시장 내 동선을 안내받을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예술과 기술의 최신 트랜드 뿐 아니라 인간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사용해야할지도 생각해 보게 하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미지 생성 AI 인 달리 (DALL·E2) 2대를 현장에 설치해 관람객에게 나만의 그림을 제작해보는 경험을 선사한다고 하니 기대감이 더욱 높아집니다.
꼭 미술작품을 사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직접 내 눈으로 보고 느낀 감정, 또 여기에서 파생된 감각의 경험은 간접경험으로는 불가능하다는걸 이야기 드리고 싶어요. 예술은 이렇게 아날로그와 아방가르드 사이 늘 어딘가에서 균형을 잡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사람이 있지요. 연두빛 초록이 싱그러운 5월 부산에는 예술과 휴양, 그리고 문화가 함께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