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 재개, 1%에 맞서는 99% – 사무직과 육체노동자의 통합이 필요한 이유
막일하던 시절에는 사무직이 그저 편한 줄만 알았다.’ 에어컨 바람 빵빵하게 나오는 사무실에 앉아서 타자만 치는 일이 무어 어렵냐 ‘고 생각했다. 최근에 사무직 인턴으로 일해 보니, 그 고충을 알았다.
사무직 노동자는 야근이 잦다. 나는 인턴이라 야근을 하지 않지만, 직장 선배들은 야근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더라. 내가 다니는 직장이 아니더라도, 수도권 사무직 노동자들은 야근을 하는 경우가 잦다고 들었다.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업무가 밀리면, 자발적으로 야근을 할 수밖에 없는 거다. 그럼 가족이나 지인들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지만,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은 늘어난다. 휴식하고 여가를 보낼 저녁시간이 없는 거다. 저녁이 없는 삶. 그것은 참 고달픈 삶이다.
혹자는 육체노동자와 사무직 노동자를 서로 대립시킨다. 사무직 노동자가 대체로 육체노동자보다 덜 힘들고 돈도 더 많이 번다는 이유에서다. 그럴 수 있다. 당장 우리 주변에 나보다 잘 사는 사람을 보면, 상대적 박탈감을 먼저 느끼는 게 사람이다. 하지만 우리의 적은 우리가 아니다. 막일하는 아재가 나의 외삼촌일 수 있고, 사무직으로 일하는 노동자가 나의 아버지 일 수 있다. 우리는 서로 공생해야 될 관계이지 박탈감을 느낄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세상과 나의 관계를 거시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최근 국정농단의 한 축을 이뤘던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 전경련에 복귀 절차를 밟고 있다. 전경련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상위 1%다. 전경련은 재벌과 독재정권의 정경유착 고리이다. 박근혜 탄핵 이후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은 재벌총수들과 함께, 전경련을 탈퇴하고 정경유착 고리를 끊겠다고 선언했다.
그랬던 이재용 회장이 또다시 전경련에 복귀하겠단다. 이것은 재벌 총수들이 이번 정권 들어서 정경유착을 재개하겠다는 시그널이다. 이 1%가 대한민국을 마음껏 주물럭댄다면, 야근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일하는 이들이 고달파진다. 어디 그뿐인가, 이를 통해 정치권력은 헌법정신이고 뭐고, 더욱더 자기 멋대로 굴 것이다. 지금 이 정경유착을 막지 못한다면, 금권에 매수당하는 국회의원과 단체장을 볼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금권정치에 신음하게 될 이들은 바로 우리다.
정경유착이 되살아나려는 이때, 사무직 노동자와 육체노동자가 분열을 극복하고 통합해야 한다. 남성과 여성, 청년과 중장년도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 1% 맞서는 99%의 단결이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