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얻어라
정치학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학자는 데이비드 이스턴(Daivd Easton)일 것이다. 이스턴은 정치를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분배”로 정의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앞서는 정치의 본질이 있다. 바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정치인만이 사회적 가치를 권위적으로 분배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는다. 중요한 점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 절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도 방법이 있다.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를 성찰함으로써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자질을 분석해보는 것이다.
먼저, “왜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가?”를 성찰하면 정치인의 비전과 철학이 나온다. 정치인으로서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관한 물음이기 때문이다. “누구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도 중요한 물음이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 얻은 표와 얻어야 할 표를 구분하는 일이 핵심이다. “어떻게 마음을 얻을 것인가?”는 메시지와 정책이다. 정치인은 시대 상황을 읽으며, 마음을 움직이는 말과 콘텐츠를 늘 준비해야 한다. “어디에서”도 중요하다. 상징적인 장소일지, 기자들이 고정적으로 오는 장소 등을 고려해야 한다. “언제”는 타이밍이다. 아무리 좋은 말이어도, 적절한 시점을 선택해 실행하지 않으면 낭패를 본다.
현실 정치는 진리를 다투는 게 아닌, 사안을 쟁점화해 다투는 일이다. 다수의 지지를 받아 상대편을 소수로 만드는 게임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 판단하고, 정치인은 성장한다. 물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조정과 타협은 중요하다. 다만, 현실 정치에서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주도하는’ 조정과 타협이다. 아무리 ‘통합’이라는 가치를 지향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끌려가서 도장만 찍는 조정과 타협은 정치인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영향력이 없는 정치인은 사람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 주도하지 못하면 주목받지 못한다.
필자는 “좋은 대학이 서울에만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만 교육 문제와 지역균형발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지역 대학 투자에 필요한 재정 확충이 중요하다는 메시지와 정책을 발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초·중등 교육재정도 일정분을 고등·평생교육으로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이다.
준비된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정치는 늘 실전이기 때문이다. 외모, 언어와 태도에서 드러나는 내면, 사회에서 인정되는 학벌과 경력, 욕망을 억제하는 자제력, 이러한 부분을 쌓아온 내러티브가 필요하다. 물론, 처음부터 완성된 철인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사람들은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싶어한다. 이러한 정치인의 개인적인 요소와 앞서 이야기한 사람의 마음을 얻는 정치가 결합할 때, 여러 전략이 수립된다. 이 글을 읽은 뒤 정치인의 말과 행동을 새로운 관점으로 살펴보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 정치인과 그렇지 못하는 정치인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